대한민국의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단시간에 고도 성장기를 겪다보니 학창 시절부터 경쟁에 치우친 삶을 살아 왔고 주변의 이웃, 개개인의 정신 건강, 행복에 대해서는 그다지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래 주소의 기사를 보니 충북 증평에서 모녀가 숨진지 2개월 만에 발견 됐다고 합니다. 남편이 사망한 후에 빚 독촉과 생활고에 시달려 왔고,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기고 딸과 함께 자살을 했다고 합니다. 예전에 세 모녀 자살 사건이 있었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져서 너무 안타깝네요.
제가 자주 보는 프로그램인 명견만리에서 정신과 전문의 이영문 박사님이 나오셔서 한국 사회와 개인의 정신 건강에 대해서 강연을 했습니다. 한국인들이 정신적으로 병들어 가고 있는데 사회가 이에 대해 외면 하고 있고,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피폐해져 가는 상황에서 국민소득 3만달러와 같은 경제적인 목표들은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는 풍족하지 않아도 정신적으로는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한 나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대한민국도 이제는 성장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을 목표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영문 박사님은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 대표로 재직하고 계십니다. 정신과 전문의 관점에서 한국은 지금 ‘터지기 직전의 압력솥’이라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현재 40분에 한 명 꼴로 하루 36명이 자살을 한다고 합니다. 2003년 이후 자살률이 OECD 1위라고 하는데, 이 사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겁니다. 처음에는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꽤 오랜 기간 자살률 1위를 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자살률을 듣고도 무덤덤해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외국에서는 정신과 관련된 문제로 병원에 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하면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는 것 같습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은 폭력이나 살인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사람으로 생각을 하는 거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근에 많이 벌어지고 있는 묻지마 범죄들의 가장 큰 원인은 사회로부터의 낙오이며 우리나라는 사회통합지수 역시도 굉장히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사회에서 개인들은 좌절감과 박탈감을 겪게 되는데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개인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었던 겁니다.
방송에서는 최근에 유튜버로 활동중인 이모르씨가 소개 되더군요. 이모르씨는 경계선 인격장애로서 10여 년간 정신과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본인의 이런 얘기들을 유튜브 방송을 통해서 솔직하게 얘기를 하는데… 신기하게도 팬클럽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는 많은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경제 상황이 나빠진다고 해서 정신 건강이 꼭 나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스웨덴에서 경제위기를 겪을 당시 실업률은 늘어났지만 자살률은 떨어졌다고 합니다. 사회적 안전장치를 강화함으로써 자살률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고 하네요. 예전에 제가 본 다큐에서 스웨덴의 SAAB 가 파산을 할 때 SAAB 의 노동자들이 생각보다 평화로워 보여서 의아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SAAB 의 노동자분들이 평화로울 수 있었던 것은 실업자가 돼도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 GM 사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벌써 세 분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해고자 대부분은 사회안전망이 없기 때문에 ‘해고는 살인’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대한민국의 많은 직장인들이 일자리 개편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실업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기가 오기 전에 하루 속히 사회안전망이 갖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우리나라는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나라라고 합니다. 뭐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네요.
산업화나 현대화를 이룬 나라들에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우울증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그래서 영국에서는 ‘외로움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외로움 장관’이 있더군요. 개인의 외로움이나 우울증을 국가가 책임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니 확실히 우리나라 보다는 선진국인 것 같습니다.
강연의 제목에 있는 단어인 F코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정신질환 국제질병분류 기호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정신과 치료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F코드가 자신의 병적 기록에 남은 것에 대해서 꺼려 하고 이에 따라 제때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방송에서 우울은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겸손하기에 생기는 병이라고 하는데, 정말 역설적이네요.
주변인들의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정신과 의사들이 운영하는 '뇌부자들'이라는 팟캐스트도 하고 있고 맘프로젝트라는 사회운동도 있더군요. 관심있는 분들은 한번쯤 청취/참여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은 돈은 쫓으면서 행복을 잃어 가고 있는 세상인것 같습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돈이 아닌 행복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때인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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